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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20조~30조 제2 추경 필요…국민 주머니에 돈 넣어야"(종합)
 


 "올해 우리나라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 중위소득 이하와 영세 자영업자에게 재난소득을 지급하는 등 국민 호주머니에 돈이 전달되는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84)는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 호주머니에 돈을 직접 넣는 재정정책으로 소비가 이뤄지도록 해 생존을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을 버텨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20조~30조 규모의 제2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항공과 관광 등 피해업종, 중소기업, 사경을 헤매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모든 경제 활동을 멈춰 세웠다"

박 전 총재는 19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3중 복합불황'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2017년 이후 하강 국면에 있는 점, 한국 경제는 이미 구조적인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점, 여기에 코로나19 충격이 겹쳐 우리나라는 3중 복합불황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박 전 총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모든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일부 국가, 특정 지역,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나타난 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 모든 경제 활동을 멈춰 세웠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는 수개월 내에 해결됐지만 이번에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전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당초 2%대 성장을 예상했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사람과 물자 이동이 막혀 수출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특히 수출 의존적 성장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5.1%)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는 충격이 덜할 것으로 보이지만 0.8% 성장에 그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단 파장이 휠씬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2월27일 한국은행 수정경제전망에서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1분기는 지난해 1분기에도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분기대비 -0.4% 역성장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 시나리오가 '3월 정점 이후 진정'이었지만 현재 코로나19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다. 경기 하방압력이 훨씬 강해진 것이다.

◇"재난소득 지급해야"…美도 자국민에 1000달러 이상 지급

박 전 총재는 재정정책 중심의 '응급처방'을 제언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하해 더 이상 통화정책 여력이 없는데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당장 소비나 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20조~30조원 규모의 제2 추경을 편성한 뒤 중위소득 이하와 영세 자영업자에게 재난소득을 지급해 생존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이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민생구제 수단"이라고 밝혔다.

'현금 살포'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일부 반대 여론이 있지만 지금이 비상 상황이란 걸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며 "재정 적자가 걱정되지만 이는 경제가 좋아졌을 때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각국은 통화정책이 한계를 보이자 국민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꺼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자국민에게 현금 1000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 전 총재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제 시행을 한시적으로 유예할 것"도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높여 지금의 비상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곳곳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약 6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관찰한 원로 경제학자다. 스스로를 '개방경쟁의 확고한 시장주의자'라고 정의하는 그는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인정받으며 여러 정권에서 두루 기용됐다.

전두환 정부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 노태우 정부 때는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과 건설부(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삼 정부에서는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는 한은 총재로 국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문재인 싱크탱크의 자문위원장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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