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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개각] 은성수의 과제...'금융불안 대응·금융혁신 속도'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박주평 기자 =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경제 관료 출신인 '국제금융통'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은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감 및 경기둔화 우려감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로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의 무역 마찰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고, 혁신금융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은 후보자는 과거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 때 기획재정부에서 과감한 시장안정조치로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대표적인 국제금융 전문가다. 오랜 공직 생활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추진력 또한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컨틴전시' 상황…'공백' 없는 대응 필요 

은 후보자의 당면 과제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등 적기 금융지원이다. 더불어 은 후보자는 일본의 보복이 금융산업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첫 무역보복 카드로 꺼낸 3개 반도체 제조 핵심품목의 수출 규제가 가시화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한 효과가 본격화되면 관련 기업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 3일 금융감독원·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 등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를 열어 Δ기존 차입금 만기연장 Δ유동성 공급 확대 Δ경쟁력 제고 지원 등 피해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일본이 지난 7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도 수출 규제 품목을 늘리지 않아 한숨 돌리긴 했으나 그동안 일본 정부가 주장해온 '이번 조치는 보복이 아니다'라는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일 무역분쟁의 '종전'이 아닌 만큼 긴장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은 후보자는 취임 직후부터 수장 교체에 따른 공백 없이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필요한 때 곧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국내에 유입된 일본계 자금은 약 53조원으로 추산된다.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여신, 일본 투자액,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채권·주식 등을 포괄한 숫자다.

현재 금융위는 일본이 금융산업을 타깃으로 보복을 가할 가능성이 적고, 일본계 자금이 이탈해도 해외에서 자금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어 우리 금융산업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 행보는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며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도 은 후보자의 핵심 과제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여파로 코스피는 한때 1900선이 무너졌고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을 돌파했다.

대외 충격에 휘청거리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융위는 상황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 중이다. 특히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공매도'에 대해 규제 강화 검토를 마쳤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판단과 그에 맞는 적절한 정책 대응은 은 후보자 취임 이후 핵심 업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新)성장동력 찾아야…핵심법안 국회 통과 급선무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위가 심혈을 기울인 혁신금융의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 역시 은 후보자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금융혁신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제조업을 뛰어넘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기 위해 문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이다. 전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핀테크' 전도사로 불릴 정도였다.

금융위는 금융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나마 낡은 규제를 풀어 그 필요성을 시범대에 올리고 있다. 금융위는 해당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되면 과감히 버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부 규제의 빗장을 푸는 방식만으론 '외발' 금융혁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성공적 금융혁신을 위해서는 '그레이 영역'을 수면 위로 올려 명확한 선 긋기를 통해 경제주체들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체계가 없는 금융분야가 있다면 골격을 세워 경제주체가 느낄 수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줘야 한다.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신용정보보호법, P2P법 등 핵심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는데, 정무위는 지난 3월 이후 단 한차례도 회의를 열지 못했다. 현재 정무위 소관 계류 법안만 1144건에 달한다.

금융위는 당장 법 제·개정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보호법, P2P 대출 관련 법안,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법, 금융그룹통합감독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자본시장법,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금융거래지표법 등 소위 '금융 8법'을 선정해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이다.

이중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은 시장의 요구가 큰 사안이지만, 여야 이견이 커 국회 논의조차 불투명 하다. 은 후보자 '역할'이 필요한 지점이다.

해당 개정안은 흩어진 신용정보를 통합한 '마이데이터'를 도입해 소비자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비금융정보에 기반한 전문 신용평가사(CB)를 신설해 금융 소외계층의 신용평점을 올리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이번 개각으로 청문회 국면에 접어들 것이고 이어 국정감사, 예산, 내년 4월 총선 준비 등 일련의 일정이 이어지며 원활한 법안 심사가 어려울 수 있다. 은 후보자가 국회와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전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 금융혁신의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관리·아시아나 매각-신규 인터넷은행 인가도 '숙제'

15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 관리는 은 후보자가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짊어져야 할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각종 금융정책으로 가계대출을 옥죄었다. 그 결과 가계부채 증가율은 둔화됐으나 총규모로 보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특히 저소득·저신용자와 자영업자가 가계부채 취약층으로 꼽힌다.

6월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조2000억원이었다. 전년 동월(6조2000억원) 대비 1조원 감소했고, 전월(5조9000억원)보다 7000억원 축소됐다. 다만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전환, 대출금리 하락, 신규입주물량 등 대출 증가 요인이 있는 만큼 둔화되고 있는 증가세 추이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 후보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도 매듭지어야 한다. 금융위는 매각 주체가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고한데 이어 9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다시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는 은 후보자의 정책 추진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상반기 신규 인터넷은행을 신청한 토스뱅크·키움뱅크 컨소시엄은 각각 자본안정성과 혁신성 부족을 이유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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