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8.22 목 19:06
상단여백
HOME 스페셜리포트
"진짜 실력 나온다"던 이재용…삼성, 위기에도 기술 '초격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월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9.7.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 불황과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 조치 등의 악재 속에서도 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제품군에서 특유의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기술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초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담에서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반도체사업부 및 주요 전자계열사 사장단과 가진 비상경영회의에서 "긴장하되 두려워말라"며 삼성전자만의 '위기극복 DNA'를 일깨우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평택·기흥·탕정 등 전국에 있는 삼성의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본격적인 현장경영에도 나선다.

6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00단 이상 적층한 6세대 256Gb(기가비트) 3비트 V낸드플래시 기반의 PC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지난 6월 양산하고 글로벌 업체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6세대 V낸드 기반으로 SSD 양산에 성공한 업체는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앞서 지난해 5월에 세계 최초로 5세대 V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한 지 13개월여만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낸드 제품의 단수(段數) 경쟁이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 7월에 세계 최초로 1세대(24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한 이후 이번에 6세대 제품까지 매번 세계 최초로 신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29.9%로 2위 업체인 일본의 도시바(20.2%)보다 9.7%p 높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D램에서도 삼성전자의 기술 우위가 나타난다. 지난 7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2Gb(기가비트) LPDDR5(Low Power Double Data Rate 5) 모바일 D램 양산에 돌입했다. 이 칩을 12GB 패키지로 구현했을 때 풀 HD급 영화(3.7GB) 약 12편 용량인 44GB의 정보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 27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42.7%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은 메모리 외에 시스템 반도체에도 뿌리내리고 있다. 지난 4월 이재용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 1위를 달성할 것"이라며 '비전 2030'을 내놓은 바 있다. 파운드리(수탁생산) 분야에선 올 상반기 세계 최초로 7나노(㎚, 나노미터)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하에 성공했다. 파운드리 시장 독보적 선두업체인 대만의 TSMC를 제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과거 1980년대 처음으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거침없는 투자와 임직원들의 피땀이 서린 노력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추는 초격차 승부수를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30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6.30/뉴스1 © News1 조현기 기자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이로 인한 IT산업 전방의 수요 감소, 주력 D램 메모리 가격 하락의 여파로 실적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2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95% 감소했다. 매출액도 8.85% 줄어든 108조5100억원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7월부터 닥친 '일본발(發) 수출규제' 사태다. 그간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의존해왔던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3종 제품의 일본산 제품 수입이 아베 정부에 의해 규제 철퇴를 맞은 것이다. 나아가 이달초부터는 일본 정부가 아예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우대국)'에서 배제,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부터 반도체 제조장비까지 위기가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마저 우려되는 위기에서도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며 조직 안정에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7월 5일 이 부회장은 일본의 '소재 3종' 수출규제 강화 조치 이후 곧장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엿새간 현지에서 대응책을 모색했다. 그는 일본 출장 일정 때문에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계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이어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일에 경기도에 위치한 국내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부품 계열사 사장단 및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가졌다. 지난달 13일 일본에서의 출장을 마치고 난 이후 주말에 사장단과 비상회의를 연 지 2주만이다.

사장단 회의에서 그는 현재의 일본발 수출규제 사태에 대해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6일부터 전국 주요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전략과 경영현황을 살피는 '현장경영'에도 나선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뒤 시스템 반도체 연구 및 생산설비가 있는 기흥캠퍼스와 온양, 탕정 등의 사업장도 차례대로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 본인과 삼성전자, 주요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여름휴가 계획도 연기하고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던 이 부회장의 말처럼 각종 악재 속에서도 삼성의 기술 초격차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면서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 부회장이 직접 위기관리에 나서며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앞으로 적색 신호등 불이 보이고 있다. 2019.8.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편집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