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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 9.9만원, 와인 5000원"…정용진 부회장 '초저가 승부' 본격화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9만9000원짜리 비데, 5000원짜리 와인, 1만5900원짜리 폴로셔츠……

국내 1위 대형마트 '이마트'가 이번 달 선보인 '초저가 상품'이다.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마트의 최근 행보는 그중에서도 파격적이다. 이마트 안팎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초저가 전략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유통 사업을 총괄·지휘하고 있다. "초저가 아니면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정 부회장의 위기감이 사업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위기의식서 비롯된 초저가 전략"…잇딴 '할인행사'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번 달 '초저가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이마트 자체 패션 브랜드 데이지는 약 350품목을 최대 30% 할인·판매하고 있다. 물량 기준으로 160억원에 달하는 할인 행사다. 올여름 남성 패션 유행 상품으로 꼽히는 폴로셔츠를 대표 상품으로 내놨다. 이 상품의 할인가는 1만5900원에 불과하다.

지난 16일에는 대규모 와인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전국 이마트 142개점에서 와인 1000여 품목·70여만병을 최대 90% 할인·판매하는 행사다. 대표 상품인 '2% 스위트 화이트' 가격은 '단돈' 5000원이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9만9000원짜리 '비데'를 선보였다. 상품명은 '일렉트로맨 에어버블 99 비데(Bidet)'이다. 사용 빈도가 낮은 기능을 덜어내는 대신 상품 본래 기능을 강화해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이다.

이마트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저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경략전략회의 등에서 "모든 제품을 상식 이하 가격에 팔아라" "이마트만의 초저가 구조를 확립하라"고 이마트 임원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렸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이마트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를 둘러싼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임원이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라며 "초저가 전략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약진에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커머스와 '전쟁 같은 경쟁'…"상식 이하 가격에 팔아라"

이마트의 경쟁 상대는 롯데하이마트를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만이 아니다. 이베이코리아·쿠팡·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와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매일 같이 '특가 상품'을 선보이며 오프라인 마트의 기존 고객들을 빼앗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연간 거래량 기준으로 100조원대에 달한다. 식품·패션·화장품 등 유통 전반에 걸쳐 대세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임원들에게 "온라인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배경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 돌파 전략으로 '가격'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유통의 본질은 '저가'에 있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상황이 그만큼 만만치 않기도 하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 1535억원에서 74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시장에서는 '어닝 쇼크'(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실적)라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유통채널 대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고 이동하고 있지만 일부 이마트 임원은 오프라인 마트가 활성화하던 시절의 경영 인식에 머물러 있다"며 "정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에는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뉴스1

◇수익성 낮은 점포 매각 전망...'초저가' 트레디어스에 힘 더 싣는다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트레이더스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30∼50% 저렴한 가격'을 표방하는 매장으로 정 부회장이 관심을 두고 추진 중인 '신사업'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개점한 월계점을 포함한 총 16개 트레이더스를 운영하고 있다. 트레이더스 매장의 올해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2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오는 2022년까지 트레이더스 점포 수를 28개까지 확대해 매출 4조원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도 기존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보다 전방위적인 할인을 단행하는 '트데이더스'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수익성 낮은 이마트 점포를 매각하거나 '트레이더스'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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